1. 얼마전에 레이 오빠의 독서모임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그 모임에서 한 분이 자신은 "다른 사람을 비춰주는 거울같은 존재이고 싶다는 생각을 어릴 때부터 해왔다."고 말하며, (잘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상대가 바라는 자기의 모습을 볼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식의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이건 내 생각의 필터를 몇 겹은 거친 말이고, 원래 하셨다던 말이 잘 기억이 안남ㅠ) . .


 2. 무튼 그 이야기에 대한 다른 멤버들의 반응은 다양했다고 하는데, 내 귀에는 이게 좀 감동적인 이야기로 들렸다. 그 느낌을 상대가 받으려면, 자신이 그러한 주의를 기울이고 상대를 존중하며 공감하고 있음을 아주 강력하게 어필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건 어쩌면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는 인간 사이의 상호작용이다. 상대가 흥미로워야 나도 진심으로 더 파고들고 집중하게 되니까. . . 


스스로 대단해도 겸손하고 들을 줄 아는 자세를 가진 사람은 드물다. 그래서 이건 인간 사이에 있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형태의 교류이기 때문에, 그걸 인위적으로 추구한다는 그 사람의 멘션자체의 약간의 기이함보다도 그 의도를 나는 더 높이 평가하고 싶다.고 말했던 것 같다. . 


. 3. 기억에 남을 정도로, 뇌의 상아색 세포 하나하나가 깨어나는 느낌를 주는 사람과의 만남과 그 인연의 지속은 아직 한 손에 꼽을 정도...(내가 좋아하는 오스카 와일드가 한 비유 / 그리고 이 느낌을 받은 첫 만남은 제외... 이젠 처음은 제외해야한다는 걸 안다 ㅠ) . ..


 4. 강도가 어떻든 그런 사람과의 만남과 대화는 그 여운이 오래 간다. 생각으로, 꿈으로, 또 관련된 컨텐츠들로. 적어도 하루이틀. 감수성이 더 예민하고 이런 경험이 적었던 10대 말 20대 초에는 몇 년. . . 


5. 이번에는 내가 과대포장이지 않았을까 하는 두려움은 없는 것 같다. 다만 20년이 넘는 차이는 내 페이지와 범주가 금세 소진되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그것보다도 많은 부분 이야기가, 그것도 생각치 못했던 부분까지 합치하고 또 다르기때문에 더 이야기 나눌 수 있었던 만남의 여운은 또 지속될 것 같다. :) . . 


6. 침대에 누워서 폰을 할 수 있는 형편인 게 참 감사.. 엄마도 아빠도 50을 넘으니 나이가 훌쩍 드시는게 눈에 보인다. 나는 그 언때보다도 내 얼굴이 맘에 들지 않는다. 정말 연애가 끝났나보다. 하고 있다. 정말 사람은 사랑받고 사랑하기 위해 사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이유.


이건 거진 한달 전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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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나에게 하는말, 나 스스로 다짐하는 글이었다. 


요새 연애에서 갑을 관계를 적용시킨 글이 간간이 보이는데, 연애는 내가 갑이라고 행복한 것도 아니고 을이라고 불행한 것도 아닌 거 같다. 왜냐면 갑은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이해하고싶지 않은) 을의 과도한 징징거림(...)을 들어줘야 해서 멘탈이 늘어지며, 반대로 을은 세상엔 저런 사이코패스 기질을 가진 사람도 잘 섞여 사는구나.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며 더 어른이가 되는 계기일 수도 있으니까네. . . 


연애에마저 갑-을 관계 논리를 적용시키는 건 슬픈 일이다. 그런데 을이 을이라고 느끼는 이유들을 듣고 갑이 고치려는 노력이 없다면, 미안하지만 그 갑을관계 앞에는 연애라는 단어를 더이상 붙일 수 없다. 그러면서 역시 상대적으로 더 많은 것을 누리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의 상황이나 형편을 고려하지 못하는 건 연애에서도 마찬가지이구나 싶다는 생각도 들고. 


아, 방금 상대적이라고 적었지만, 사실, 이 상대적이라는 말은 언제든 생각에 따라 을이 갑이 될 수 도 있다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 . . 그러니까,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고 존경하는, 세계관과 비전을 공유하며 더 나은 자신이 되고싶게 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을은 굳이 그 소모적이고 자기파괴적인 관계에서 자신을 을이라고 정의내릴 필요 없다. 증말루!!! . .


 무엇보다도, 을은 그 소모적인 에너지 사용으로 인해 다른 일들까지 못하는 상황으로 치닫는 걸 주의해야한다.***그리고 거기에서 자신이 자신의 일에 써야할 시간을 낭비하고 있지 않는지도 잘 확인해야한다...*** 그/그녀에 대한 비판도 분노는 일단 자기 할 일 다 하고나서 시간 남으면 하자***...!


그런데, 갑을을 이야기하는 상황을 보면 을이 아니라 갑이 오히려 참 딱한 사람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에 대해 딱 그 정도의 태도와 시선밖에 가지고 살지 못한다는 안타까움... 다른 한편으로는 어쩌면 자신을 잃고 상대와의 관계 속에 매몰되어 있을 을이 걱정되고... . 쓰고나니 나에게서 꼰대의 향기가 나는군...ㅠㅠ하긴 고질병인거 같긴 하다. 답답하고 아니라고 생각할 수록 길고 훈계하듯 말하는 것.


>>> 좋은 생각입니다. 제일 이상적인 상황은 독립적이면서도 배려심이 있는 두 사람이 서로 주거니 받거니 상대를 리드해 주는 것이겠지만, 독립적이면서도 타인을 배려할 줄 아는 사람이 (강하면서도 민감한 사람) 그리 많은 건 아닌 것 같아요. 먼저 스스로가 그런 사람이 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그런 사람을 잘 알아보는 일도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생각입니다. 노력과 운이 모두 함께 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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