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집어들어서 두어시간 정도동안 읽은 책. 박영욱 선생님이 참가하셔서 샀는데, 좋은 내용도 있지만 전반적으로 감정표현이 과해서 아쉬운 책이다. 


나는 아직까지도 세월호 사건을 둘러싸고 왜 그렇게 극단적으로 양분된 의견들이 갈등하는 지 모르겠다.

잘못된 건 밝히고, 왜 당장 구조하지 않았는지, 왜 인양하지 않았는지, 사건이 터지고 대통령을 뭘 했는지.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떠올랐던 생각은, 이 사건을 사고로 간주하고 한해에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만 몇만명인데- 라는 말을 하는 사람들.

이건 정부에서 응당 즉각적으로 대처했어야 했고, 그 미흡한 대처로 인해 한번에 삼백여명의 사람들이 사망했다.

그리고 그 과정이 시시각각 보도되었다. 가라앉고 그 안에서 사람들이 죽어가는 걸 육지의 사람들이 함께 했다는 거다.


p.11 배타적 편향성을 부채질하는 편향적 유대 문화의 가공할 위력. 제대로 된 앎이 이루어져야 이를 극복할 수 있을 것. 도덕적 직관주의 / 공감의 확장. 앎의 쓰임은 인지적 차원에만 있는 게 아니라 구성원들의 도덕적 직관이 공감의 형식으로 공명할 때 비로고 구현 가능. 


김성우, 일제 강점기와 분단, 한국 전쟁 모두 하나님이 주신 시련이라 말하는 종교적 근본주의자들: 온누리교회 목사. 이슬람, 미국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침공과 다를 바 없어. 테러, 학살, 침략을 신의 계시, 사명으로 생각하는 것은 비신학적이고 비성경적인 해석.


신약성서의 어느 부분에서 예수가 이스라엘에 대한 로마의 지배를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적 있는가. 예수는 도리어 케사르의 것은 케사르에게, 하나님의 것은 하니님에게 라고 말하며 세상의 일과 하나님의 일을 뒤섞지 말 것을 요구한다.


연효숙, 김장훈의 진실성: 죽은 이보미양이 부른 거위의 꿈 영상에 자신이 부르는 영상 편집해 합성.


주디스 버틀러- "애도의 능력이 없다면 우리는 우리가 폭력에 대항하는 데 필요한 삶에 대한 더욱 예리한 느낌을 잃게 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박영욱, 역시나 다양한 장르(미술)을 오가며 철학적 개념을 사건을 둘러싼 논의에 적용. 사회 표면에 감춰진 무의식. 러시아 구성주의자 영화감독 지가 베르토프, 객관과학적 세계관을 카메라가 대변한다고 봄. 에이젠슈타인 몽타주 영화 거부함. 리시스키, 타틀린, 긴즈부르크 등이 기하학적 추상 몰두한 것도 형태야말로 가장 탈주관적이고 과학적이라고 믿었기 때문. 


호르크하이머 등 독일 비판이론가들의 테제가 보수 논리 되어버린 현실. 그것이 얼마나 보수적이었는지 오늘날 미디어사회에서 여실히 드러남. 그들, 미디어가 대중 비판의식 고갈시키고 천박한 포퓰리즘 도구가 되었다고 함. 진보는 반대로 현실 고발 강조. 그러나 미디어 그 자체는 보수도 진보도 아니야.


일베충이 혐오하는 건 정작 보수/진보라는 잣대일 것. 그들에게 혐오의 대상은 오늘날 병폐 만든 장본인 중 하나이면서도 모든 원인 보수세력으로 돌리는 진보진영. 보수가 대놓고 꼴통 짓 한다면 진보는 사회악 만드는데 일조하면서 모든 악을 보수로 몰아붙이는 위선적 행위한다고 생각. 이를 냉소와 혐오로 표현하는 것... 안희정, 이재명만 봐도...


데리다가 언급했듯 햄릿의 유령은 그저 헛된 망령이 아닌 햄릿 자신의 내면이자 실상이기도 했다. 그래서 데리다에게 마르크스의 유령은 허구가 아닌 자본주의 내면에서 만들어진 실상일 것. 트라우마된 것은 미디어 탓이 큼....이라는데 사실 그닥 트라우마가 아니라... 모든이에게 트라우마라고 생각하는 것도 좀 불편했음. 제일 좋았던 글 두개 중 하나긴 했지만, 중간중간 모든 사람들이 그정도의 충격과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을거라 단언하는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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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05 자신이 보호해야 할 대상을 감시와 처벌의 시각으로 보는 정치권력은 자신의 존립 기반을 망각한 권력. 


최종덕 샘 글도 좋았음. 은폐와 광신의 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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